[전북도민일보] 선동의 정치에서 합리의 정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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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고 충분히 반복하면 사각형이 사실은 원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선동의 위력을 이처럼 잘 표현한 말이 또 있을까. 독일 나치의 선동가로 잘 알려진 요제프 괴벨스의 말이다. 혹자는 그가 히틀러를 만들었다고 할 정도로 대중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한 그의 선동선전술은 나치당의 확대와 히틀러 정권의 장기집권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괴벨스나 나치정권은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거짓 선동으로 사람들의 증오나 불안을 부추겨 권력을 훔치고자 하는 괴벨스의 망령은 여전히 정치판을 떠돌고 있다.

 이번 익산 선거에서 쟁점이 된 KTX 김제혁신역 논란도 그랬다. 이는 비단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었다. 호남선 KTX가 개통되면서 전라선과 장항선에 이어 호남선까지 모두 익산역에 집중되자 타지역의 KTX역 신설이나 경유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서울까지의 왕복시간을 한 시간대로 단축하게 하는 고속철의 파급력은 인구 유출과 지역경제 파탄으로 위기에 내몰린 지방 입장에선 포기하기 어려운 기회일 테니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이러한 논란들이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 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고속철의 효용 때문이다.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로 김제혁신역이 신설된다면 익산역과의 거리는 14km에 불과하다. 이 거리로는 시속 300km에 육박하는 고속철이 제 속도를 내기는커녕 최소한의 제동거리인 40km조차 확보하기 어렵다. 시속 100km대로 감속운행을 하지 않으면 정차 자체도 불가능한 것이다. 이를 어떻게 고속철이라 할 수 있겠는가. 이것이야말로 황금알을 서로 갖고 싶은 욕심에 황금알을 낳는 오리를 통째로 잘라 나눠 갖겠다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상대 후보 측은 정말 이를 몰랐을까? 억지춘향으로 우겨넣은 사전타당성조사 용역비가 확정된 건 작년 말이었다. 사업의 추진여부와 상관없이 민원이 있으면 곧잘 들어가기도 하는 것이기에 부처에서도 크게 신경 쓰진 않았다. 어차피 빤한 결론이니 차라리 그렇게 논란을 정리해버리는 것도 나쁠 것이 없었다.

 그런데 5개월을 잠잠하던 지역 정치권이 선거가 임박하자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이 익산역을 버리고 김제혁신역을 추진하는 배신자가 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급기야 선거 전날 익산역 앞은 KTX 김제혁신역을 막아내겠다는 후보들의 현수막으로 하얗게 뒤덮였다. 흰 광목천 위의 붉은 글씨는 흡사 보이지 않는 전쟁의 선혈을 방불케 했다. 곧 테러가 닥칠 것이니 선제적 테러로 이를 분쇄해야 한다던 괴벨스가 살아 돌아왔어도 혀를 내둘렀을 것이다.

 그러나 진실의 시간은 언젠가 오고야 만다. 괴벨스의 나치정권이 그랬고, 매카시즘을 탄생시킨 조지프 매카시가 그랬으며, 북풍이나 총풍으로 권력을 잡고자 했던 수구세력이 그러했다. 링컨의 말처럼 몇몇 사람을 오래 속이거나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을지언정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이는 일은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선동정치의 가장 큰 폐해는 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위해 민의를 왜곡한다는 데에 있다. 갈등을 유발해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분노를 조장해 시민들의 이성적 사고를 마비시킨다. 그것은 정치의 외피를 쓴 권력놀음일 뿐이다. 선동이 횡행하는 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성숙할 수 없고 그 반대 또한 같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새 시대의 정치는 대립과 분열을 지양하고 협력과 모색의 길을 열어나가야 한다.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하려는 것이라면 선동이 아니라 경청과 설득에 나서야 옳다.

 시민들 역시 늘 감시하고 경계해야 한다. 정치가 문제해결의 본령을 망각하고 한 개인의 사익을 위해 이용될 때 불행해지는 것은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진짜 정치이고 무엇이 가짜 정치인지, 솔로몬의 법정에서 진짜 아이의 엄마를 가려낸 그 지혜의 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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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새만금, 가능성은 열고 힘은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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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새만금 신공항에 대한 국토부의 항공수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결과는 매우 긍정적. 새특법 통과 이후 연이은 희소식이다. 앞으로 시행할 사전타당성 조사 이후로 많은 단계가 남아있긴 하지만 올해 내에 사실상 부지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군산의 지엠공장 폐쇄 사태 이래 암울하기만 했던 전북에 단비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91년 첫 삽을 뜬 후 생사를 넘나들며 28년을 터덕거려 온 새만금의 역사는 사실 호남 내에서도 늘 소외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전북의 역사나 다름 아니었다.

 

그 동안 새만금을 두고 얼마나 많은 청사진들이 제시되어 왔던가. 당초에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농업생산기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으나, 사반세기를 지나는 동안 경제환경과 산업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지금은 동북아의 경제허브를 넘어 스마트그리드를 기반으로 한 4차산업혁명의 선도기지로 만들자는 비전까지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새만금이 그림의 떡으로만 여겨졌던 이유는 그러한 장밋빛 청사진에 비해 그에 걸 맞는 지원들은 너무나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대선 때마다 후보들은 전북에 내려와 새만금을 우려먹으며 표를 가져가지만, 선물이라고 받고 보면 포장만 화려할 뿐 내실은 빈약한 경우가 허다했다.

 

그랬던 새만금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새 국면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공사 설립으로 일할 수 있는 손발도 갖추고 민자 유치의 걸림돌이었던 매립공사도 공공주도로 전환되었다. 이제 사업의 속도나 투입되는 재정의 규모도 예전과는 분명히 달라질 것이다. 새만금이 더 이상 그림의 떡이 아닌 것이다.

 

부랴부랴 전북 의원들 모두가 참여하는 공동주최로 새만금사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포럼을 꾸려 새만금사업을 본격적으로 지원해야겠다고 나선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필자가 새특법 통과를 사정하고 또 이 포럼까지 주관하고 나서니, 혹자들은 왜 군산이 지역구도 아니고 국토위 소속도 아닌데 새만금사업에 관심을 갖느냐며 의아해 했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국가의 미래를 새롭게 디자인할 새만금사업은 군산이나 김제만의 것도 아니고, 국토부나 농식품부에만 한정될 수 있는 사업도 아니다.

 

신항만과 관련해선 해수부가 관련되어 있듯이 관광레저는 문체부, 산업기반시설이나 기업 유치에 있어서는 산업부, 예타와 관련해선 기재부, 또 일자리나 규제완화에 있어선 고용부와 법무부가 해당될 것이며, 4차산업혁명의 기지로 육성하고자 한다면 주무부처는 과기부가 될 것이다. 사업이 구체화되면 될수록 연관되지 않을 부처가 없을 것이고, 이는 향후 국회 차원에서도 전 상임위의 지원이 다 필요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때문에 이번 포럼은 우선 전북의 도내 의원들을 중심으로, 새만금사업을 중앙에서 총괄하고 있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와 새만금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그리고 전북도와 새만금개발청이 참여한 가운데 출발을 했지만, 새만금사업에 관심이 있는 다른 의원들이나 타 부처들의 참여도 그때 그때 아젠다에 따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림의 떡이기만 했던 새만금이 드디어 손만 뻗으면 잡힐 듯 한 눈앞의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국가의 미래를 새롭게 디자인할 이 대규모 프로젝트가 전북 발전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가 되리라는 것은 누가 봐도 자명한 일이다. 새만금을 지역으로 부처로 경계짓는 것은 우리 스스로 그 기회를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만금사업의 시너지를 최대화하려면, 새만금을 전북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으로 만들려면, 새만금이 가진 가능성은 무한히 열고 이를 추진하는 전북의 힘은 모아야 할 것이다. 새만금은 이제 진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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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중앙]진실이 뒷전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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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상 봄은 입춘으로부터 시작되지만 실제로 봄기운을 체감할 수 있는 것은 경칩 무렵부터다.


바람에 온기가 섞여들 즈음이면 오랜 겨울잠에 빠졌던 개구리가 언 땅을 뚫고 여기저기서 뛰어나와 시끄럽게 울어대며 봄이 왔음을 알린다.

선거도 비슷하다.

본격적인 선거철이 다가오면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온갖 네거티브와 마타도어, 아니면 말고 식 카드라가 튀어나와 정치와 민심을 어지럽히기 시작한다.

각 당의 명운이 달린 올해 지방선거 역시 다르지 않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이 시작됐다.

선거란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제로섬 게임인 만큼 상대적으로 열세에 처한 입장에서 네거티브에 대한 유혹을 떨치기란 쉽지 않다.

내 장점을 부각하는 것보다 상대를 깎아내리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는 쪽이 훨씬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특히 각종 SNS와 스마트폰을 통해 초 단위로 정보가 확산되는 지금과 같은 미디어 환경에서,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가짜뉴스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폭발력을 가지고 선거의 판도 자체를 완전히 바꿔버리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을 일컬어 진실은 뒷전인, 이른바 ‘탈진실(Post-Truth)’의 시대라고도 부른다.

객관적인 사실보다 개인의 감정과 신념에 대한 호소가 여론 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대선 등 국제적으로 중대한 선거가 이뤄졌던 지난 2016년 옥스퍼드 사전이 올해(2016)의 단어로 선정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당시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탈진실’이라는 단어의 사용량은 1년 전인 2015년에 비해 무려 2,000% 가까이 증가했다고 한다.

온갖 가짜뉴스가 횡행하며 영국과 미국이라는 두 강대국의 선거 판세를 뒤흔들었던 2016년의 상황을 가장 명징하게 정의하는 단어가 ‘탈진실’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선거라는 특수 상황에서 가짜뉴스는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그렇기에 가짜뉴스가 국민의 눈을 가리지 않도록 정보를 생산하는 주체가 더욱 철저하게 사실 확인과 검증에 나서야 한다.

정보의 파급력이 커진 만큼, 의혹을 제기하는 쪽에 입증의 책임은 더 커졌다.

특히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상대방에 의혹을 제기할 때, 법적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팩트체크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책임 있는 공직후보자와 공당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당장 안 좋은 이미지를 덧씌워 경쟁자를 손쉽게 끌어내릴 수 있는 패를 두고 그 기본을 지키기가 그렇게 어려운 모양이다.

경칩의 개구리처럼,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들이 이미 여의도와 지역 정가를 떠돌아다니고 있다.

거창한 비밀이 아니라 하다못해 전화 한통이면 바로 진위여부를 알 수 있는 간단한 사안에조차 아니면 말고식 폭로가 이뤄지는 것은, 선거 국면에서 워낙 그 효과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일단 사람들 사이에 가짜뉴스가 퍼지고 나면, 추후 사실을 교정한다고 해도 이미 오보를 접한 이들의 뇌리에 박힌 부정적인 이미지는 되돌리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의혹 제기에 대해 경종을 울리지 않는다면 앞으로 6월 지선이 끝날 때까지 이보다 더한 진흙탕 싸움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더욱이 이번 선거에는 개헌을 비롯해 남북관계를 둘러싼 문제와 전직 대통령의 비리에 대한 수사, 그리고 미투 사태까지 첨예한 문제들이 한꺼번에 엮여 있어 자칫 역대 최악의 혼탁한 선거로 흐를지도 모른다.

이미 그런 조짐이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라도 이번 선거에 임하는 모두가 더욱 자중하고 삼가야 한다.

이는 상대뿐만이 아니라 우리 당 내부에 스스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한 일성이기도 하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 대중가요의 가사처럼, 선거판에서의 네거티브는 다이어트 중 마주친 치킨만큼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반드시 그 부메랑을 맞게 되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정치인들의 꼼수에 눈이 가려질 만큼 호락호락한 민심이 아니다.

6월 13일, 경건한 마음으로 국민의 심판을 기다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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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포스트새만금시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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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임시회의 마지막 날이었다. 이제 더는 물러설 데도 없었다. 기다리던 법안이 올라왔다. 아침에 위원장과 야당 간사를 만나 재차 확답을 받아놓긴 했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야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왜 나쁜 예감은 늘 적중하는지. 대체토론이 시작되자 야당 간사는 이미 해결된 문제들을 또다시 거론하며 법안 처리를 반대하고 나섰다. 알고 보니 우리당과 협상 중이던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김영철 관련 현안질의를 얻어내기 위해 발목을 잡으라고 한 모양이었다.

정공법 외엔 길이 없었다. 공개발언을 신청해 지난 3개월여 동안 법안 하나를 빌미로 야당이 요구해 온 온갖 부당하고 염치없는 거래에 대해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압박했다. 원내지도부에도 새특법 추진에 좀 더 강력한 의지를 보여 달라고 항의했다. 새특법은 결국 그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잠시 안도감이 스치긴 했지만, 다시 걱정이 앞섰다. 전북의 현안을 처리할 때마다 매번 이렇게 곱절의 대가를 치르며 칼자루를 저들에게 맡겨야 한단 말인가.

필자는 오래전부터 전북이 포스트새만금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새만금사업은 솔직히 전북의 희망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굴레이기도 했다. 매년 전북 예산의 7할을 쏟아 붓고도 진전이 있기는커녕 늘 부족하기만 했던 새만금사업 때문에 전북은 대규모 신규사업이란 꿈도 꿀 수 없었다. 새만금을 넘어서지 않으면 전북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어 보였다.

그러던 중 다행히도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청와대 내에 새만금을 담당하는 비서관도 별도로 신설되고, 지난주 새특법이 통과되면서 실질적인 실행기구 역할을 하게 될 새만금개발공사 설립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드디어 새만금사업이 전북이란 항구를 떠나 국책사업으로서의 항해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전북도 새만금을 넘어 새로운 비전과 사업을 전개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도 역시 마음이 바빴는지 야당의 타깃이 되어 골머리를 앓고 있던 새특법이 법사위 문턱을 채 넘기도 전에 전북의 현안이라며 또 다른 법안들을 들고 찾아왔다. 새만금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물꼬를 터온 새로운 사업 관련 법안들이었다. 그런데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했던가. 그 법안들이 전북사업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순간 또다시 새특법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을 생각하니 벌써 아찔했다. 나름 비전과 구상은 새롭게 변해가고 있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전략은 여전히 과거 지역논리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그 모습 그대로였다.

환경이 바뀌었다면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북에 포스트새만금시대를 열어준 이번 새특법의 통과는 우리가 변화된 정치적 지형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좋은 교훈을 안겨주었다. 야당일 때야 어차피 여당이 먼저 챙겨줄 리 만무한 사업들을 억지로 추진해야 하다 보니 일단 지역논리부터 앞세우고 우리끼리 힘을 뭉치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여당이 된 지금은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의 범위와 수준이 다를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반대부터 하고 보는 것이 야당의 본능인데 야당의 반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굳이 지역논리를 앞세워 야당에 반대할 빌미를 일부러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무릇 큰 과실을 얻고자 한다면 큰 그릇을 준비해야 하는 법이다. 이번 기회에 단지 마을 하나 먹고 살만한 소소한 사업 몇 개 얻고 마는 것이 아니라 전북 발전의 발판이 될 만한 대규모 사업들을 무리 없이 장착할 수 있으려면 그에 걸 맞는 명분과 전략을 갖춰야 한다. 더욱이 전쟁의 최상책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 했다. 야당의 반대를 억누르는 지역논리나 진영논리가 아니라 야당도 수긍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논리와 전략이 절실하다.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것이라면 금상첨화다. 전북에서만 싸안고 있던 새만금사업이 국책사업으로 인정받기까지 30년이 걸렸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치밀한 전략과 준비로 포스트새만금시대를 전북의 제2전성기로 만들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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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 평창올림픽의 성공은 우리 모두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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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축제가 되어야 할 평창올림픽이 정쟁의 프레임 속에 갇혀 이념논쟁으로 얼룩지고 있다.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결정되자, 보수 야당과 언론은 남북 선수단이 들고 입장할 한반도기부터 문제 삼기 시작하더니 북한의 대규모 응원단 및 공연단 파견을 두고는 평양올림픽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심지어 자유한국당의 모 의원은 국제올림픽위원회에 남북 단일팀 구성을 반대한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의원은 6년 전 2013평창스페셜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시절엔 북한에 서신을 보내 북한 선수단의 참가를 간청했던 당사자다. 그들의 비판논리가 얼마나 이율배반적인지를 알 수 있는 단면이다.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 관련 이슈가 압도적인 것은 사실이다. 분단국가로서 올림픽에 단일팀으로 출전하는 것은 올림픽 역사상 최초이자 세계 최초이니 그렇지 않아도 딱히 흥행거리가 없었던 평창올림픽의 이슈 블랙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최근까지 북핵문제로 인한 한반도의 긴장은 최고조에 달해 있지 않았는가. 18년 전 시드니올림픽에서 남북한 선수단의 동시입장만으로도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던 기억을 더듬어본다면, 그 때도 이루지 못했던 남북 단일팀 구성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뤄낸 이번 평창올림픽의 역사적 함의는 매우 크다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략적 이해에만 매몰돼 분단 이후 남북평화를 위해 면면히 이어 온 인내와 노력의 역사는 전부 무시한 채, 평창올림픽이 북한 체제선전에 이용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평양올림픽이라 매도하고 단일팀 구성까지 맹비난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정치인이기 이전에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안타깝다 못해 참담한 심정이다.

북한이 공연단을 보내고 마식령스키장을 자랑한다고 해서 북한체제에 감화될 자가 어디 있겠으며, 북한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만 있고 남한을 바라보는 북한의 시선은 없단 말인가.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통해 우리의 경제력과 문화적 수준을 제대로 보여줄 절호의 기회라는 생각은 안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

 

그리고 이들이 종국적으로 제기하는 문제, 즉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한낮 쇼에 불과하며 북한의 비핵화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문하고 싶다.

북한의 비핵화가 올림픽 참가 한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였다면 6자회담이나 대북제재로 유수의 강대국들이 왜 골머리를 앓겠는가. 어려운 시험일수록 교과서도 보고 문제집도 풀고 잘한다는 강의도 들어봐야 좋은 점수를 얻는 법이다. 보수 야당의 주장은 그야말로 교과서 본다고 1등하는 것도 아닌데 뭐 하러 보느냐는 것과 같은 논리다.

우리 헌법은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며, 대통령에게는 이를 위해 성실히 노력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 평화통일을 포기하는 경천동지할 일이 벌어지기 전까지 국가는 남북 간 화해와 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다만, 남북 단일팀 구성 과정에서 선수팀과 충분한 합의절차 없이 정부가 단독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 과정에서 여자 아이스하키팀이 겪었을 좌절감과 분노에 대해서는 십분 공감하고도 남음이 있다.

남북화해와 세계평화라는 명분이 아무리 거창하다 해도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 속에서 선수들 한명 한명이 흘린 땀과 눈물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요할 순 없다. 정부는 이번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개인을 희생시키는 일을 결코 가벼이 여겨선 안 될 것이다.

또한 이들과 함께 분노할 수밖에 없었던 젊은 청년들의 고단하고 우울한 현실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선수들과 청년세대들의 아픔과 땀방울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평창올림픽은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은 문재인 정부를 위한 것도 아니고 북한을 위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평창올림픽은 2003년부터 온 국민이 하나된 마음으로 공을 들여 유치한 우리들의 축제고 세계적인 축제다. 어렵게 얻은 이 기회를 남북화해와 경제도약의 계기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그야말로 남 좋은 일만 시키고 말 것인지는 전적으로 우리 손에 달려있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은 대한민국의 성공이며, 곧 우리 국민 모두의 성공이다. 아울러 2023년 전북 새만금에서 개최될 세계잼버리대회의 성공을 위해서도 든든한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지금은 여야를 떠나 정쟁과 이념의 잣대는 잠시 내려놓고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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