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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 새만금 국제공항, 시원하게 날아보자!

예타 면제라는 반가운 소식에도 불구하고 새만금 공항을 둘러싼 기우들이 좀처럼 끊이질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가장 많은 우려와 지적이 제기되는 부분은 지방공항 적자문제다. 이미 운영 중인 지방공항들도 줄줄이 적자인데, 거기에 또 무슨 공항을 새로 짓느냐며, 설령 짓는다고 해도 이용객이 얼마나 되겠느냐는 것이다. 신설이 추진되고 있는 신공항 중에서도 무안국제공항을 두 시간 거리 내에 끼고 있는 새만금 공항이 제일 만만한 타깃이다.

 최소한 현재 스코어로 보면 틀린 얘기는 아니다. 그렇다면 공항이 생겨도 좋을 만한 지역의 조건은 무엇일까? 인구도 많이 유입되고 있고 산업도 한창 발달하는 중이어서 항공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 명백한 지역이면 좋을까? 거기에 관광이며 문화산업 자원들까지 이미 다 갖춰져 있어서 공항만 생기면 바로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지역이라면 금상첨화라 하리라.

 이는 마치 언제나 기꺼이 돈을 내고 맛있게 음식을 먹어 줄 손님들이 기다리는 곳에서만 가게를 내야 한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옆집 가게가 장사가 안 되니 어차피 그 옆에 가게를 내도 마찬가지일 거라는 논리이거나.

 그러나 그러한 경제적 논리로만 철도나 도로, 공항, 항만을 구축해야 한다면 이를 굳이 왜 공공이 주도하겠는가. 민간기업에 맡겨놓으면 알아서 기가 막히게 수익이 나는 곳만 찾아서 필요한 것들을 척척 지어 놓을 텐데.

 새만금공항을 염원한다고 해서 국민의 세금을 한 푼도 허투루 낭비할 수 없다는 우국충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어떤 사업을 하든지 경제성을 중심으로 하는 예타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 지역은 이미 인구가 몰릴 대로 몰려 있는 수도권 지역과 몇몇 대도시뿐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정책적 결단이 없다면 아마 지방이나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평생토록 공항은커녕 버스 한 대 구경하기도 힘들 것이다.

 멸종 위기에 처한 조류들의 터전이 사라질 것이라는 염려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멸종 위기만큼이나 위태로운 공멸의 위기에 처한 지방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 하늘길을 열어서라도 살길을 찾아야 하는 절실함이 있다. 이 또한 공존의 길이 있으리라 믿는다.

 시야를 넓히자. 내수 부족 때문에 안 된다고 할 게 아니라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국제공항을 통한 외부 유입의 통로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방의 국제화시대가 도래한 지가 언제인가. 지방이 독자적으로 외국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통해 산업면에서나 문화면에서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성장해 나가는 데에서 국제공항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더욱이 새만금은 동북아 경제의 중심지라는 국가적이고 국제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남방국가들의 경제력과 세계 최대의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을 바탕으로 열릴 서해안 시대는 단언컨대 새만금의 시대가 될 것이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이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면 아마도 그 시작은 새만금일 가능성이 가장 크다. 파리의 샤를드골공항이 유럽의 관문이라면 새만금 국제공항은 유라시아 철도와 함께 동북아의 관문이 될 것이다.

 반백년 동안 잠들어 있던 새만금이 드디어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날개를 달았다. 이 와중에 사업비 규모를 두고 영남과의 차별 운운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새만금을 전북의 틀 안에 가두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 이 기회를 어떤 결과물로 만들어 낼지는 이제부터에 달렸다. 더 크게 보고 더 멀리 보자. 새만금이 전북의 희망을 넘어 대한민국의 희망으로 날아오를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