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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매일신문]헌법 위의 권력은 오로지 국민뿐이다 ‘두 개의 판결’. 당시 박근혜 대통령후보는 인혁당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재심판결에 대해 그저 대법원의 두 번째 판결일 뿐이라고 말했다. 듣는 사람들은 귀를 의심했다. 사법제도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면 차라리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답변의 기저에는 사법부의 판결 정도는 얼마든지 바꾸어버릴 수 있다는 인식이 깊숙이 깔려있었다. 박 후보의 이와 같은 발언은 지지율 하락과 비판 여론에 떠밀려 황급한 사과로 마무리되었지만,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은 채 박근혜 정부는 출범했다. 그리고 우려가 현실이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두 개의 판결’ 발언은 헌법의 근간 자체를 위협하는 신권위주의시대의 서막에 불과했던 것이다. 당장 인선에서부터 불안한 징조는 역력하다. 심지.. 더보기
[전북도민일보]인사로 미리 본 박근혜 시대 박근혜 정부의 인선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를 지켜보는 심정은 스릴 그 자체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오디션의 최종우승자 발표가 이보다 더 드라마틱할까 싶을 정도이다. 박근혜 정부의 인선 작업은 철저한 비공개 속에 이루어져 당일 아침이 되어서야 깜짝쇼를 하듯 공개됐다. 더욱이 그렇게 공개된 인사들 대부분은 인선이 진행되는 동안 물망에 몰랐던 무수한 사람들을 제치고 홀연히 등장한 제3의 인물들이었다. 세평은 고사하고 객관적인 검증절차조차 건너 뛴 예측불허의 깜짝쇼에 국민들은 당황했다. 심지어 즉흥적으로 내정과 철회를 반복하는 통에 그들 사이에서마저도 적지 않은 혼선이 빚어졌다. 어떤 이는 내정 통보를 받고 출근을 했는데 갑자기 내정이 철회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인수위에서의 상하관계가 뒤바뀌어 어제까지 .. 더보기
[전북일보]도덕성과 정책능력은 하나다 엊그제 본청을 가다가 얼핏 보니 본청 앞 마당에 대통령 취임식 준비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취임식이 벌써 2주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새 정부를 이끌어 갈 정부 각료들의 윤곽은 아직도 안갯속이다. 내각을 꾸려야 할 시점에 여당은 인사청문제도를 바꿔야겠다며 TF팀을 꾸린다고 분주하다. 발단은 박근혜 당선인의 말 한 마디에서였다. “좋은 인재들이 청문회가 두려워 공직을 맡지 않을까 걱정된다.” 첫 번째로 지명한 총리 후보자가 여러 가지 의혹 끝에 결국 자진사퇴에 이르자 터져 나온 푸념이다. 졸지에 청문회는 갑자기 선량한 공직후보자들을 물어뜯는 몹쓸 투견장으로 전락했다. 이제 도덕성 문제는 비공개, 검증은 능력 위주로 하잔다. 말은 그럴듯한데 까만 속내가 훤히 보인다. 필자는 이.. 더보기
[전북일보]기득권을 버린다는 것은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요즘 민주당 의원들이 귀가 닳도록 하는 말들이다. 필자 역시 다르지 않다. 어떻게 하면 더 진정성을 담아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이렇게도 바꿔보고 저렇게도 바꿔가며 갖가지 수사를 달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말을 할 때마다 끊임없이 뒤통수를 잡아당기는 찜찜한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과연 이 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지수는 몇 퍼센트나 될까하는 의구심이 그것이었다. 며칠 전 국회에서는 민주당의 18대 대선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민주당만 모르고 있었던 냉엄함 정치 현실과 선거전략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평가가 분주하게 오갔다. 그 중 한 패널의 발언이 인상 깊다. 2006년 열린우리당 비대위원과 4.11총선 전 당 쇄.. 더보기
[전북도민일보]희망을 위해 먼저 책임을 배워야 한다 세초 해맞이 행사들이 분주하다. 언제나 폐허가 된 전장에서도 다시 삶의 터를 일구고 절망의 나락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사람들이 계사년 새해를 환하게 밝혀 놓았다. 삶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항상 밝은 나날들로만 이어질리 만무한 일이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때로는 희망이 되어주고 때로는 희망을 빚지기도 하면서 오늘을 살아낸다. 일출을 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면서 산비탈을 오르는 마음들이 모여 어제를 만들었듯이 내일도 만들어 갈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후, 취임도 하기 전에 5명의 노동자들과 인권활동가가 삶을 포기했다. 그들의 삶은 이미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물리적인 폭력과 법적인 폭력 앞에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상태였다. 살아있는 수많은 전태일들의 고통은 외면하면서 전태일의 동상 앞에 꽃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