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포스트새만금시대,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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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임시회의 마지막 날이었다. 이제 더는 물러설 데도 없었다. 기다리던 법안이 올라왔다. 아침에 위원장과 야당 간사를 만나 재차 확답을 받아놓긴 했지만,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야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왜 나쁜 예감은 늘 적중하는지. 대체토론이 시작되자 야당 간사는 이미 해결된 문제들을 또다시 거론하며 법안 처리를 반대하고 나섰다. 알고 보니 우리당과 협상 중이던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가 김영철 관련 현안질의를 얻어내기 위해 발목을 잡으라고 한 모양이었다.

정공법 외엔 길이 없었다. 공개발언을 신청해 지난 3개월여 동안 법안 하나를 빌미로 야당이 요구해 온 온갖 부당하고 염치없는 거래에 대해 낱낱이 공개하겠다고 압박했다. 원내지도부에도 새특법 추진에 좀 더 강력한 의지를 보여 달라고 항의했다. 새특법은 결국 그날 본회의를 통과했다. 잠시 안도감이 스치긴 했지만, 다시 걱정이 앞섰다. 전북의 현안을 처리할 때마다 매번 이렇게 곱절의 대가를 치르며 칼자루를 저들에게 맡겨야 한단 말인가.

필자는 오래전부터 전북이 포스트새만금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새만금사업은 솔직히 전북의 희망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굴레이기도 했다. 매년 전북 예산의 7할을 쏟아 붓고도 진전이 있기는커녕 늘 부족하기만 했던 새만금사업 때문에 전북은 대규모 신규사업이란 꿈도 꿀 수 없었다. 새만금을 넘어서지 않으면 전북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어 보였다.

그러던 중 다행히도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청와대 내에 새만금을 담당하는 비서관도 별도로 신설되고, 지난주 새특법이 통과되면서 실질적인 실행기구 역할을 하게 될 새만금개발공사 설립도 눈앞으로 다가왔다. 드디어 새만금사업이 전북이란 항구를 떠나 국책사업으로서의 항해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로써 전북도 새만금을 넘어 새로운 비전과 사업을 전개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 기회를 놓칠세라 도 역시 마음이 바빴는지 야당의 타깃이 되어 골머리를 앓고 있던 새특법이 법사위 문턱을 채 넘기도 전에 전북의 현안이라며 또 다른 법안들을 들고 찾아왔다. 새만금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물꼬를 터온 새로운 사업 관련 법안들이었다. 그런데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했던가. 그 법안들이 전북사업이라는 꼬리표를 다는 순간 또다시 새특법의 전철을 밟게 될 것을 생각하니 벌써 아찔했다. 나름 비전과 구상은 새롭게 변해가고 있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전략은 여전히 과거 지역논리에서 조금도 벗어나지 못한 그 모습 그대로였다.

환경이 바뀌었다면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전북에 포스트새만금시대를 열어준 이번 새특법의 통과는 우리가 변화된 정치적 지형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좋은 교훈을 안겨주었다. 야당일 때야 어차피 여당이 먼저 챙겨줄 리 만무한 사업들을 억지로 추진해야 하다 보니 일단 지역논리부터 앞세우고 우리끼리 힘을 뭉치는 게 중요했다. 그러나 여당이 된 지금은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의 범위와 수준이 다를 뿐만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반대부터 하고 보는 것이 야당의 본능인데 야당의 반대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굳이 지역논리를 앞세워 야당에 반대할 빌미를 일부러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무릇 큰 과실을 얻고자 한다면 큰 그릇을 준비해야 하는 법이다. 이번 기회에 단지 마을 하나 먹고 살만한 소소한 사업 몇 개 얻고 마는 것이 아니라 전북 발전의 발판이 될 만한 대규모 사업들을 무리 없이 장착할 수 있으려면 그에 걸 맞는 명분과 전략을 갖춰야 한다. 더욱이 전쟁의 최상책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 했다. 야당의 반대를 억누르는 지역논리나 진영논리가 아니라 야당도 수긍할 수 있는 보편타당한 논리와 전략이 절실하다.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부응하는 것이라면 금상첨화다. 전북에서만 싸안고 있던 새만금사업이 국책사업으로 인정받기까지 30년이 걸렸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오랫동안 기다려온 만큼 치밀한 전략과 준비로 포스트새만금시대를 전북의 제2전성기로 만들어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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