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중앙신문]전북에도 뿌리 깊은 나무를 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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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이맘때가 되면, 소방서와 각 시군별 지자체는 산불 예방 대비로 분주해 진다.

침엽수 위주로 구성된 우리 산야의 특성상,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비화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단일수종으로 구성된 숲은 혼합림에 비해 산불 피해가 클 뿐 아니라, 병충해와 폭우에도 속수무책이다.

필자는 전북 역시 온갖 재해에 취약한 단순림과 다를 바 없는 상태라고 생각한다.

전북은 그 동안 자동차와 조선업 등 몇몇 제조업 위주의 전통적 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다, 그 한 분야가 타격을 입자 지역 경제 전체가 휘청거리는 중이다.

이를 대체할 만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마치 재선충병이 휩쓴 소나무 숲처럼, 고사할 위기에 놓였다.

지금이라도 수종을 다양화하고 전북이라는 토양에 깊이 뿌리내릴 수 있는 튼튼한 나무를 가져다 심어야 한다.

마침 잘 가꾼 숲에서 양질의 묘목을 분양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생겼다.

제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그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2007년부터 153개 공공기관을 전국 10개 혁신도시로 분산 이전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혁신도시 중심의 클러스터 육성 등 ‘혁신도시 시즌2’를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지난 9월 초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공약 현실화에 나섰다.

이어 정부는 지난 10월, 10개 혁신도시의 발전 방향과 추진 전략 등을 담은 ‘혁신도시 종합발전계획’을 확정했으며, 관련 부처에서는 국가균형발전법에 따른 이전 대상 공공기관 분류작업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지난 11월 20일 지방혁신균형발전추진단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당정청 국가균형발전 추진에 나서기로 했다.

이렇게 혁신도시 시즌2로 불리는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이 착착 진행되는 가운데, 전국의 지자체들 역시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부산은 이미 올 초 부산혁신도시 발전 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고, 울산시는 교섭단체 연설 다음 날 태스크포스를 구성했으며, 대구에서는 기초의회 의원들이 공공기관 지방이전 촉구 결의문을 발표했다.

전북도 머뭇거릴 틈이 없다.

여기에 전북 발전의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

전북은 우선 스마트 농생명 융합산업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공공기관들을 우선적으로 유치해 환황해권 시대 아시아 농식품 수도로서 지위를 공고히 해야 한다.

1차 공공기관 이전에서 세계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공단과 기금운용본부를 전주로 유치한 만큼, 추가 이전에서도 관련 금융기관들을 전주로 유치할 명분은 충분하다.

홀로그램 산업 등 전북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는 유관 기관 유치도 전력을 쏟아볼 만 하다.

지자체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지만, 다행히 우리에게는 새만금이라는 강점이 있다.

공사 시작 27년 만에 새만금개발공사가 설립됐고, 그 첫 사업으로 태양광 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대통령이 나서서 새만금을 국가균형발전의 대표적 모델로 공언했다.

새만금이 안착하고 남북평화 분위기가 진전될 경우 중국과의 접안도시로서 전북의 잠재력도 무시할 수 없다.

지금까지 새만금이 전북에게 계륵이었다면, 이제는 양질의 나무를 이식하기 위한 비옥한 옥토가 된 셈이다.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이전하면 유관 기업 및 사업과 함께, 예산의 물줄기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공공기관은 예산을 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예결위 간사 시절, 전북에 국비를 가져오고 싶어도 예산을 담을 그릇조차 없어 답답했던 경험이 있다.

보다 많은 공공기관 유치가 절실한 이유다.

전북이라는 헐벗은 옥토에, 뿌리 깊은 나무를 심고 예산의 물길이 흐르게 하자.

산불과 산사태 걱정이 없는 울창한 숲을 가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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