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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민일보] 농심이 천심이다 정부가 무자비하게 쏘아 댄 물대포에 무고한 농민이 아스팔트 바닥 위로 처참히 쓰러졌다. 농부의 땀으로 한여름의 뙤약볕과 강풍을 견디며 알곡을 맺어 온 황금빛 나락들도 들판 위로 무참히 쓰러졌다. 밤낮으로 자식같이 살피던 나락들을 갈아엎고 나락을 수확해야 할 콤바인은 트럭에 실은 채 농민들은 서울로 상경했다.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내 손으로 갈아엎은 나락들과 쌀값 대책을 요구하다 목숨을 잃은 故 백남기 형제의 얼굴이 번갈아가며 떠올라 가슴팍에 곡괭이질을 하며 절망의 벽을 오르는 심정이었을 것이었다.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는 17만 원대 하던 쌀값을 21만 원대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그러나 쌀값은 오히려 20년 전보다도 더 낮은 13만 원대로 추락했다. 그나마 실제 농민들 손에 쥐어지는 것은 .. 더보기
[전북도민일보] 빈집에서 도시재생의 새로운 길을 찾다 올 여름 ‘포켓몬고’라는 증강현실 게임이 유행했다. 현실에선 아무 것도 없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보면 포켓몬 캐릭터들이 나타나 화면에서 이것을 잡는 것이다. 익산 구도심 거리를 지날 때면, 예전에 북적거렸던 사람들과 반짝반짝 윤이 나던 상점들이 마치 증강현실처럼 생생하게 펼쳐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한다. 물론 현실에서 보이는 것은 문 닫은 지가 오래 돼 깨진 유리창이 방치된 상점들과 사람들이 드나 든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빈집들, 낡은 간판만이 예전의 용도를 알려주고 있는 폐허가 된 건물들뿐이지만 말이다. 이러한 빈집의 증가는 비단 익산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인구가 감소됨에 따라 도시의 쇠퇴로 인한 빈집 증가는 세계적으로 이미 사회경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 더보기
[전북도민일보] 위험한 사회, 국가의 역할을 재정립하자 듣기만 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사건사고에 관한 뉴스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지난주 영동고속도로에서 발생한 6중 추돌사고 동영상은 사람들을 그야말로 경악게 했다. 그로 인한 충격도 잠시. 홍은동 공사장 붕괴사고, 종로타워 화재 사고가 연이어 검색순위 1위로 올라온다. 최근 들어 유달리 더 많이 사고가 나는 것인지, 늘 발생하는 사고들이 단지 더 많이 보도되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지만, 우리가 이미 위험이 일상화된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 일만은 아니다. 울리히 벡은 이미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규정지었다. 근대산업사회에서의 기술에 대한 맹신과 의존이 현대사회의 일상적 위험요소를 증가시켰다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사회를 해체하고 새로운 원리로 사.. 더보기
[전북일보] 곶감만 빼먹지 말고 감나무 심어야 필자는 진보나 보수와 같은 어떤 이념적 바탕 위에서 정치를 시작하지 않았다. 시골농촌에서도 넉넉지 못한 집안의 막내로 태어나 등록금조차 내 손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공부는 엄두도 낼 수 없었다. 사법시험에 합격한 후 서울에서의 짧은 변호사 생활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간 것은 힘들어도 도움 청할 곳 하나 마땅치 않던 이웃들부터 도와야겠다는 소박한 소망에서였다. 전북·익산의 성장동력 장착에 주력 그런데 시골 깡촌의 변호사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었다. 힘없고 돈 없는 사람들도 먹고 살만한 세상을 한 번 만들어보고 싶어졌다. 오래 고민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전 남 일 같이 여겼었던 정치에 선뜻 발을 들여놓았다. 이는 필자가 특별히 영웅심리가 있어서가 아니라 필자가 처한 환경이 부여한 일종의 숙명 같은 .. 더보기
[전북일보] 가짜 민생의 복면을 벗어라 서울광장에 난데없이 가면행렬이 넘실거렸다. 지난 주말에 있었던 2차 민중총궐기대회 모습이다. 박근혜 대통령께서 복면시위를 금지해야 한다며 자국의 국민들을 테러집단으로 몰아세운 독단에 대한 국민들의 재치 있는 화답이었다. 말로만 서민경제 살리겠다는 정부 수만 명 시민들의 목소리는 서울광장을 꽉 채우고도 남았지만 경찰들의 차벽보다 더 차갑고 완강한 청와대의 벽을 넘진 못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집회가 있었던 다음 날 새누리당 지도부를 또다시 청와대로 소환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익숙한 화법으로 우리 경제가 죽기 전에 치료를 해 살려내야 한다면서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법안들의 조속한 처리를 강력히 주문했다. 새누리당 역시 그 날로 단독 임시회 소집을 요구하며 기민하게 움직였다. 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