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중앙] 제3금융중심지, 하나된 전북의 힘으로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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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금융중심지추진위원회가 금융중심지 지정 보류를 발표했다. 그러자 한 정당에서 마치 기다렸다는 듯 강한 논조의 비판 성명을 발표하고, 이어 도내 국회의원들이 규탄 기자회견을 했다.

 

평창올림픽은 1994년 올림픽 유치를 공식적으로 선포한 후 2003년 체코 프라하와 2007년 과테말라에서 두 번의 고배를 마신 끝에 마침내 얻어낸 값진 성공이었다. 15년의 과정이 쉬웠을 리 없다.

 

평창을 평양으로 착각할 정도로 낮은 인지도에 국제스포츠행사 유치 경험 부재로 인한 미숙한 준비까지. 거기에 두 번의 실패 후 준비위 내부적으로도 분열과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고 삼수 끝에 마침내 동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바, 내부의 분열을 극복하고 과거의 실패로부터 철저히 배우지 못했더라면 결코 2018 평창 없었으리라 확신한다.

 

그런데 전북은 정반대로 가고 있다. 답답한 마음이야 십분 이해한다. 그러나 과거 독재정권 시절도 아니고, 국회의원의 성명서 정치가 지역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우리는 이미 정치인들이 성명서내고 규탄만 하다가 LH를 허무하게 진주에 뺏긴 경험이 있다. 몇 년 전 예산심의 때는 전북 주요사업 예타에 문제가 생기자 도내 의원들이 갑자기 기재부 규탄 회견을 열어 당황한 적도 있다. 속이야 시원했을지 몰라도, 기재부와 막판 협상을 떠맡았던 필자는 협상의 물길이 끊겨 열배는 힘들게 돌아가야 했던 기억이 난다.

 

문재인 정부 이후 전북이 과거 어느 정권보다 성장할 수 있는 호기를 맞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수십 년간 부진하던 새만금 개발이 공공주도로 본격 추진되고, 정부 고위직에 전북 출신 인사들이 약진하고 있으며, 최근 새만금공항도 예타 면제로 본궤도에 올랐다. 완전히 만족스럽다고 할 순 없으나 어디 첫 술에 배부르겠는가. 최소한 말라붙은 전북에 물은 들어오고 있고 노를 젓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금융위는 혁신도시 인프라가 개선되고 금융중심지 모델이 논리적으로 구체화되면 추후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했다. 이제부터 전북의 정치권과 도, 시민사회와 재계가 똘똘 뭉쳐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

 

우선 전북이 추구하는 농생명연기금 자산운용 중심의 특화된 금융중심지 모델의 근거를 명확하게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농생명연기금 추진전략과 결합한 핀테크 산업 육성전략을 제시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양질의 금융회사들이 자발적으로 혁신도시로 이전할 만큼 종합적인 생활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금융의 핵심이 결국 전문 인력임을 고려할 때 이들의 정주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희망적인 것은 기금운용본부 외국 수탁은행인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과 BNY멜론은행 등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속속 혁신도시 입주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중심지로서 위상을 가질만한 기관이 기금운용본부가 유일한 상황에서, 이처럼 희망의 불씨를 이어가려는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 철저히 준비해서 다시 금융위의 문을 두드릴 일이다.

 

무엇보다 정치권이 현재 전북이 처한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현실적인 자세를 갖기를 기대한다. 새만금을 개발하기만 하면 갑자기 전북이 부자가 될 것처럼, 기금운용본부가 오면 저절로 금융중심지가 될 것처럼 얘기하지만 저절로 되는 일은 단 하나도 없다. 뭔가를 하려거든 말로 주장만 할 게 아니라, 일이 되게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차분히 후일을 도모하는 지혜가 절실하다.

 

도세가 약한 전북이기에 지역발전에 있어서만큼은 한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그래도 수도권이나 영남의 절반이나 따라갈까 말까다.

 

이제 겨우 한 번 시도했을 뿐이다. 한 번 해서 안 된다고 포기했다면 평창올림픽도 없었다. 새만금 개발도 새만금 공항도 애초에 손을 놓아야 했다. 서로 남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긴밀하게 협조해서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고, 다음 기회를 더욱 철저하게 준비하자. 그것이 정치인의 책임이다.

 

국회의원 이춘석(더불어민주당 익산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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