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민일보]내일의 결실을 위해 오늘, 희망의 씨앗을 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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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작년 한 해 동안 했던 의정활동들을 정리해 읍면동별로 돌며 소박하게 의정보고회를 열고 있다. 마을 앞길 포장에서부터 쌀값 인상, 아들자식 취업 문제까지 구구절절한 얘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어느 것 하나 다 절박하고 시급하지 않은 일은 없다. 국회의원에 당선되면 어디서 도깨비방망이라도 하나씩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할 정도로 척척 해결해 드리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그중에서도 가장 뼈아픈 목소리는 전북과 익산의 인구가 자꾸 줄고 있는데 이러다 20대, 30대, 40대가 다 떠나가 버리면 시골에는 노인들만 남지 않겠느냐는 걱정이다. 인구를 늘리는 방법이 없겠냐고 물으시는 얼굴에는 근심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왜 아니겠는가. 전북의 인구는 한때 260만을 육박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매년 만 명이 넘는 인구가 빠져나가고 있어 180만 선까지 위협받고 있으니 이러다 동네가 텅텅 비는 건 아닌가 하는 염려도 기우가 아니다.

더 큰 문제는 이렇듯 산업이 쇠퇴하고 인구가 감소하는 것이 비단 전북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낸 조선, 철강, 자동차, 화학 등 주력산업들의 국제경쟁력이 약화하면서 대한민국의 잠재성장률은 점점 하락하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로 인한 내수시장 축소 또한 국가경쟁력을 더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에 불어 닥친 위기를 지방이, 그중에서도 전북이 좀 더 심하게 앓고 있는 셈이다.

해답은 쉽지 않다. 일시적인 경기 하락이나 일부 산업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선 여러 분석이 나와 있지만, 그 중 최근 산업계뿐만 아니라 정계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축적의 시간」이란 책에서 제시한 원인과 해법이 주목할 만하다. 이 저서에서 서울공대 석학들은 작금의 위기가 그간 우리나라 산업발전의 근간을 지탱해 온 모방경제모델이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선진국의 기업들은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술경쟁력을 갖추고 산업의 패러다임을 선도해 왔지만, 선진국의 앞선 기술을 모방하고 실행하기만 해 온 우리는 그런 경험지식을 축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축적의 시간’이다. 우리가 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도전과 실패를 통해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성장통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지금 의정보고를 돌며 필자가 입이 닳도록 하는 얘기도 다르지 않다. 고사 위기에 놓인 전북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오로지 남들이 하지 않는 최첨단 산업분야를 개척해 최고가 되는 길뿐이라는 것. 타지역에서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산업들을 뒤쫓아 가서는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이왕 하는 김에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지방도 살고 나라도 살릴 수 있다.

물론 팍팍한 삶의 현실을 목전에 두고 용어도 생소한 첨단산업들을 들먹이며 전북의 미래를 얘기한다는 건 몇 분 안 되는 시간 동안에도 마른 침을 몇 번이나 삼켜야 할 만큼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옛 조상들은 적어도 몇백 년을 내다보고 갯벌에 향나무를 묻고 매향비를 세웠다. 바로 다음의 자식세대도 아니고 그다음의 언제가 될지도 모르는 더 먼 미래를 위해서.

필자는 새해에도 전북과 익산의 성장동력을 일구는 데에 모든 사활을 걸 것이다. 그것만이 전북의 희망이기 때문이다. 희망은 그것을 이야기하고 믿어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 더 큰 꽃을 피울 수 있다. 우리의 현실이 고단한 만큼 우리가 원하는 내일로 가는 길은 더 멀고 험난하겠지만, 끊임없이 희망의 씨앗을 심는 사람이 있는 한, 그리고 그 손을 잡아주시는 시민들이 함께 해주시는 한 그 내일은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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