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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기득권을 버린다는 것은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어…' 요즘 민주당 의원들이 귀가 닳도록 하는 말들이다. 필자 역시 다르지 않다. 어떻게 하면 더 진정성을 담아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이렇게도 바꿔보고 저렇게도 바꿔가며 갖가지 수사를 달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말을 할 때마다 끊임없이 뒤통수를 잡아당기는 찜찜한 물음표가 따라다녔다. 과연 이 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지수는 몇 퍼센트나 될까하는 의구심이 그것이었다. 며칠 전 국회에서는 민주당의 18대 대선을 평가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민주당만 모르고 있었던 냉엄함 정치 현실과 선거전략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평가가 분주하게 오갔다. 그 중 한 패널의 발언이 인상 깊다. 2006년 열린우리당 비대위원과 4.11총선 전 당 쇄.. 더보기
[전북도민일보]희망을 위해 먼저 책임을 배워야 한다 세초 해맞이 행사들이 분주하다. 언제나 폐허가 된 전장에서도 다시 삶의 터를 일구고 절망의 나락에서도 꽃을 피워내는 사람들이 계사년 새해를 환하게 밝혀 놓았다. 삶이라는 것이 누구에게나 항상 밝은 나날들로만 이어질리 만무한 일이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때로는 희망이 되어주고 때로는 희망을 빚지기도 하면서 오늘을 살아낸다. 일출을 볼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면서 산비탈을 오르는 마음들이 모여 어제를 만들었듯이 내일도 만들어 갈 것이다. 박근혜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후, 취임도 하기 전에 5명의 노동자들과 인권활동가가 삶을 포기했다. 그들의 삶은 이미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물리적인 폭력과 법적인 폭력 앞에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상태였다. 살아있는 수많은 전태일들의 고통은 외면하면서 전태일의 동상 앞에 꽃을.. 더보기
[전북매일신문]선거일은 ‘법정공휴일’이 아니다 보통선거. 선거의 4대 원칙 중 하나다. ‘보통’이라는 말이 예사롭지 않다. ‘보통’이라는 말이 전면에 등장하기까지 ‘보통스럽지’ 못했던 전사가 행간에서 읽힌다. 그렇다. 성인이라면 누구나 1인 1표를 행사한다는 보통선거가 실시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귀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정치참여가 자본가와 중산층에게, 다시 노동자와 소시민에게 그리고 여성에 이르는 ‘보통사람’ 모두에게까지 확대된 것은 불과 100년 안쪽의 일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정치적 지위 역시 그 만큼 향상되었을까? 여성의 정치참여율은 아직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가는 일이 어떤 것인지는 3년째 거리에서 23번째의 희생자를 떠나보낸 쌍용차 사태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정치.. 더보기
[전북도민일보]정치와 정책, 그 가려진 상관관계에 대해 19대의 국회의 첫 국정감사이자 이명박 정부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막을 내렸다. 문방위는 연이은 증인 출석 무산으로 일주일 넘는 파행을 계속했고, 환노위 역시 MBC 김재철 사장의 증인 출석 때문에 국감이 끝난 후 추가일정을 다시 잡아 놓은 상황이다. 법사위 역시 여야 간 증인 채택 문제가 끝끝내 협의되지 못했으며, 자료제출 문제로 법무부 국감의 파행을 빚기도 했다. 대립이 첨예했던 만큼 서로가 얻을 수 있는 교집합은 작았다. 국감이 끝나갈 때 즈음 되자 언론에서는 정쟁으로 점철된 국감이니 민생정책이 실종된 국감이니 하는 혹평을 쏟아냈다. 시민단체들 역시 너나 할 것 없이 이번 국정감사에 낙제점수를 매겼다. 그 동안 나름 매서운 눈초리로 국감을 모니터링 해 왔던 경실련(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이번에는 ‘역.. 더보기
[전북도민일보]포토라인, 위험하고 위력적인 7월 31일 오후 3시. 쏟아지는 플래시 세례에 눈이 부셨다. 카메라 셔터 소리가 이렇게 위압적으로 느껴진 적이 있었던가. 국정감사 때마다 수 없이 드나들었던 대검찰청 정문도 생경하게 느껴졌다. 급작스러운 출두였음에도 오늘 내일을 다투는 초미의 관심사여서 그랬는지 사진기자들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나 이외에 변호인단 자격으로 몇 분이 더 함께 했다. 일행들을 뒤로 하고 박지원 대표가 중앙에 서자 카메라와 기자들은 더 아우성이었다. 이렇게 담긴 영상들은 그대로 그 날 사람들의 저녁 밥상 위에 보기 좋게 올려 질 것이었다. 실제 돈을 받았는지 받지 않았는지, 죄가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대검 앞 포토라인에 선 순간부터 걷잡을 수 없는 여론재판은 시작된다. 심리학 용어로 ‘부정성 효과’라는 것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