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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민주당이 가야할 길 안철수의 등원으로 정치인 안철수와 민주당이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그 중에서도 불안한 시선은 안철수가 아니라 민주당 쪽에 쏠려 있다. 대선 이후 출범한 비대위는 엄정한 대선 평가와 재건축 수준의 당 혁신을 이루어내겠다는 각오를 세웠었다. 그러나 비대위는 민주당의 대선 패배가 야권연대에서 비롯된 전략적 좌클릭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이는 필자는 물론 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판단과도 매우 동떨어져 있는 듯하다. 지속되는 장기불황으로 국민들의 가계 사정은 나날이 혹독한 겨울이다. 이렇다 할 기반산업조차 없는 지방민들의 삶은 더욱 그렇다. 당장 먹고 사는 문제가 목전에 놓여있는 도민들에게 좌우의 이념이란 사치에 가깝다. 민심은 단 한 번도 강 건너 유토피아를 원한 적이 없다. 오로지 지금 발밑에 강을 .. 더보기
[전북일보]‘그림의 떡’ 신문고와 항소법원 신문고는 당시 사법제도로도 해결할 수 없는 백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선정의 상징이자 민의상달의 수단이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지방민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신문고를 한번 치기 위해서는 몇 날 며칠을 걷고 또 걸어야 북이 있는 곳까지 당도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신문고는 서울에 사는 관리나 몇몇 양반만이 이용할 수 있었을 뿐 지방민이나 서민들은 자연스럽게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지방과 수도권의 격차 문제는 그 형태와 정도만 다를 뿐 6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행정은 물론 교육, 문화, 복지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지방은 늘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필자가 익산에서 변호사사무실을 개업했던 1999년, 변호사 1만 명 시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익산은 그 때까지도 무변촌으로.. 더보기
[전북매일신문]헌법 위의 권력은 오로지 국민뿐이다 ‘두 개의 판결’. 당시 박근혜 대통령후보는 인혁당 사건에 대한 사법부의 재심판결에 대해 그저 대법원의 두 번째 판결일 뿐이라고 말했다. 듣는 사람들은 귀를 의심했다. 사법제도에 대한 무지의 소치라면 차라리 다행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답변의 기저에는 사법부의 판결 정도는 얼마든지 바꾸어버릴 수 있다는 인식이 깊숙이 깔려있었다. 박 후보의 이와 같은 발언은 지지율 하락과 비판 여론에 떠밀려 황급한 사과로 마무리되었지만,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 우려는 해소되지 않은 채 박근혜 정부는 출범했다. 그리고 우려가 현실이 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두 개의 판결’ 발언은 헌법의 근간 자체를 위협하는 신권위주의시대의 서막에 불과했던 것이다. 당장 인선에서부터 불안한 징조는 역력하다. 심지.. 더보기
[전북도민일보]인사로 미리 본 박근혜 시대 박근혜 정부의 인선이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를 지켜보는 심정은 스릴 그 자체다. 요즘 유행하는 스타오디션의 최종우승자 발표가 이보다 더 드라마틱할까 싶을 정도이다. 박근혜 정부의 인선 작업은 철저한 비공개 속에 이루어져 당일 아침이 되어서야 깜짝쇼를 하듯 공개됐다. 더욱이 그렇게 공개된 인사들 대부분은 인선이 진행되는 동안 물망에 몰랐던 무수한 사람들을 제치고 홀연히 등장한 제3의 인물들이었다. 세평은 고사하고 객관적인 검증절차조차 건너 뛴 예측불허의 깜짝쇼에 국민들은 당황했다. 심지어 즉흥적으로 내정과 철회를 반복하는 통에 그들 사이에서마저도 적지 않은 혼선이 빚어졌다. 어떤 이는 내정 통보를 받고 출근을 했는데 갑자기 내정이 철회되는가 하면 어떤 이들은 인수위에서의 상하관계가 뒤바뀌어 어제까지 .. 더보기
[전북일보]도덕성과 정책능력은 하나다 엊그제 본청을 가다가 얼핏 보니 본청 앞 마당에 대통령 취임식 준비를 위한 무대가 설치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취임식이 벌써 2주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새 정부를 이끌어 갈 정부 각료들의 윤곽은 아직도 안갯속이다. 내각을 꾸려야 할 시점에 여당은 인사청문제도를 바꿔야겠다며 TF팀을 꾸린다고 분주하다. 발단은 박근혜 당선인의 말 한 마디에서였다. “좋은 인재들이 청문회가 두려워 공직을 맡지 않을까 걱정된다.” 첫 번째로 지명한 총리 후보자가 여러 가지 의혹 끝에 결국 자진사퇴에 이르자 터져 나온 푸념이다. 졸지에 청문회는 갑자기 선량한 공직후보자들을 물어뜯는 몹쓸 투견장으로 전락했다. 이제 도덕성 문제는 비공개, 검증은 능력 위주로 하잔다. 말은 그럴듯한데 까만 속내가 훤히 보인다. 필자는 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