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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채동욱 인사청문회…검찰개혁 의지 추궁>

구체적 개혁 방안 애매모호한 답변으로 "공약 후퇴" 질타받아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현혜란 기자 = 채동욱 검찰총장 내정자에 대한 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찰개혁 문제가 최대 화두로 등장했다.

청문회에서는 이렇다할 신상 관련 의혹이 제기되지 않으면서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청문회가 아니라 칭찬회 같다", "특별히 흠잡을 데가 없다", "개인관리가 탁월하다" 등의 호평이 쏟아지는 등 정책·현안 질의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채 내정자가 대검 중수부 폐지, 상설특검제, 특별감찰관제 등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구체적 검찰개혁 방안에 대한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으면서 "대통령 공약을 후퇴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채 내정자는 특별감찰관제, 상설특검제, 중수부 폐지에 대한 견해를 질문받자 "대통령 공약인데다 국민 대표인 여야 의원들이 합의해주면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그 내용에 대해 구체적 안이 안 나와있고 국회의 논의 과정에 있어.."라고 즉답을 피해갔다.

특별감찰관제 및 상설특검제에 대해선 "구체적 법안이나 추진 내용도 안 나온 상태에서 구체적 답변을 하는 게 곤란하기도 하고 적절하지도 않다"고 했고, '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검·경 수사권의 합리적 배분 입장을 수용하느냐'는 질문에도 "찬반을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민주통합당 최원식 의원은 "박 대통령의 개혁 의지에 저항하는 듯한 태도가 검찰개혁의 좌초를 예정하고 있는게 아닌지 안타깝다"며 "정권 초기의 개혁 의지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질타했다.

 

의원들과 인사하는 채동욱 내정자
의원들과 인사하는 채동욱 내정자
(서울=연합뉴스) 하사헌 기자 = 채동욱 검찰총장 내정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회의에 앞서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13.4.2 toadboy@yna.co.kr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도 "청문회에 나올 때에는 분명한 소신과 목표점을 정리해서 나왔어야 했는데 상당히 소극적"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채 내정자의 '스폰서 검사' 수사 결과 축소·은폐 의혹도 거듭 제기하면서 국정원의 정치개입 의혹 사건 및 사회 고위층의 성접대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다.

채 내정자는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자성한 뒤 "검찰조직이 고쳐야 할 게 많다. 더이상 검찰이 무능하다는 비난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연말 빚어진 검란(檢亂) 사태와 관련, "국민에게 심려와 우려를 끼쳐 참 송구스럽다"면서도 "(검사들의 한상대 당시 검찰총장 사퇴 촉구는) 중수부 폐지를 반대했기 때문은 아니지만 전임 총장이 용퇴한 상황에서 일련의 과정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을 자제하는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내곡동 사저, BBK 수사 등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에 대해서도 "제대로 수사가 됐는지, 추가 수사가 필요한지 살펴보겠다"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5·16과 관련해선 '견해를 밝히기 어렵지만 군사정변이라는 교과서 기재 내용에 공감한다'는 서면답변 내용을 놓고 민주당 이춘석 의원으로부터 "검찰총장은 대통령 비서가 아니다"라는 질타를 받았다.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