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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센터/신문기사

[국민일보]“朴대통령-野 대치, 채동욱 화제 국정원 의혹은 관심서 멀어져”

올해 추석 차례상에 주로 올랐던 정치 메뉴는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의 양보 없는 대치,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파동 등이었다. 국정조사까지 했던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은 “많이 잊어먹은 것 같다(민주당 박지원 의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마이웨이’ 박근혜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한 따가운 시선=민주당 지지자들은 “박 대통령이 국정원 의혹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성토했고,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도대체 뭘 사과하라는 것이냐”며 발끈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정치 성향을 떠나 ‘완고한’ 박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사과할 가능성이 없고, 민주당이 장외투쟁을 계속하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들이 우세했다.

새누리당 서용교(부산 남을) 의원은 “통상 야당을 비판하면 그래도 여당이니까 껴안아야 하지 않겠느냐가 6대 4정도 나오는데 이번에는 민주당 비판하고 끝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이춘석(전북 익산갑) 의원은 “박 대통령의 사과를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장외투쟁 지속 의견은) 반반인데 계속 장외투쟁을 하더라도 얻을 게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고 전했다. 야당 무시론, 호남 홀대론도 적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후했다. 민주당 이종걸(경기 안양만안) 의원은 “평판이 좋다. 독하다고는 하지만 욕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여의도 정치는 우리가 알아서 해야 할 거 같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다만 새누리당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은 “(박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와 소통이 원만치 않은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야당도 국정의 한 축이라는 측면에서 대통령의 통 큰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같은 당 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의원은 “고위직 잇단 낙마 등 인사문제로 인한 아쉬움들이 있다. 이 부분을 차분히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는 주문들”이라고 말했다.

◇채동욱 파동=민주당 오제세(충북 청주 흥덕갑) 의원은 채 총장의 사퇴 파동에 대해 “개인 도덕성 문제보다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와 연계돼 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정권 차원의 사퇴압박 의혹에 무게를 실었다. 반면 새누리당 유기준(부산 서) 의원은 “개인사로 문제가 생겼으면 의혹을 스스로 해소해야지 왜 남 탓 하느냐는 비판”이라며 “검찰 흔들기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주였다”고 반박했다.

법무부의 감찰 지시와 이에 따른 채 총장 사퇴의 적절성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그러나 혼외 아들설(說)을 둘러싼 국민적 의혹이 커진 만큼 대체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새누리당 유일호(서울 송파을) 의원은 “시작이 어찌됐든 감찰을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게 압도적 다수였다”고 했다. 이번 사건이 흥미 위주로 흐르면서 스캔들로 변질됐고 “먹고 살기 바쁜데 쓸데없는 일로 나라가 시끄럽다”는 질타도 쏟아졌다고 여야 의원들은 전했다.

여야 공통적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논란 및 개혁 문제는 주요 관심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한기호(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의원은 “한마디로 국정원이 간첩 잘 잡는 데 무엇이 문제냐는 반응이었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은 “(국정원 개혁 논의는) 관심 밖이었다”고 덧붙였다.

엄기영 김아진 유동근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