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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김한길-문재인 ‘보이지 않는 전쟁’

국정원·NLL 정국서 범친노 독자행보 … 민주당 사실상 '이중지도부' 상태

민주당 내 김한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주류와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한 구주류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양측은 국정원 불법 대선개입 사건과 NLL 공방을 둘러싸고 확연하게 다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는 '문 의원과 구주류측이 지도부를 밀어젖히고 정국을 주도하려 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당이 사실상 '이중권력' 상태라는 관측도 나온다.

갈등양상
지난달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대선 때 박근혜캠프 상황실장을 한 권영세 주중대사가 '집권하면 NLL 대화록을 까겠다'고 말한 녹음파일을 갖고 있다"고 폭로해 정국에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박 의원의 폭로는 박영선·박지원 등 이른바 '법사위 3인방'의 조율 속에 이뤄진 것으로, 지도부와는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 김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 이춘석 법사위 간사 등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가 친노진영과 거리를 둬 왔던 인사들이라 의도적으로 배제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후 전 원내대표는 사전에 보고와 협의를 하지 않은 데 대해 당사자들에게 강하게 경고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지도부는 문 의원도 녹취파일의 존재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박지원 의원은 11일 내일신문과 통화에서 "야당이 대여투쟁을 하려면 철저한 계획과 치밀함이 필요하다"며 "지도부에 보고하면 보안이 지켜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은 이뿐만이 아니다. 김 대표가 지난달 21일 "국정원 국정조사를 먼저 하고, NLL 대화록에 대한 공개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같은 날 문 의원은 "대화록과 각종 보고자료까지 함께 공개하자"고 제안해 김 대표측을 머쓱하게 만들었다.

민주당 내 신·구주류가 사실상 '한집안 두 살림'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친노와 486을 중심으로 한 구주류측 인사들은 "당 지도부가 국정원과 NLL 정국에서 민생을 빌미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우리라도 강하게 나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대표와 전 원내대표측은 "NLL과 기초선거 정당공천 문제는 엄밀하게 따지면 문 의원이 책임질 일"이라며 "우리가 왜 설거지를 해야 하느냐"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김 대표가 현직 대표로서 당내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중립 성향의 한 중진의원은 "당내에 계파문제는 항상 있었다"며 "당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당이 제대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