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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문재인·김한길·이해찬을 이긴 남자, '이춘석'

지난해 4·11 총선에서 당선된 민주당 127명 의원 중 가장 높은 득표율로 당선된 의원은 누굴까.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 당 대표인 김한길 의원, 당내 최다선(6선)인 이해찬 의원도 아니다. 주인공은 재선의 이춘석 민주당 의원(전북 익산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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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민주당 의원/사진=이기범 기자
이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77.98%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18대 총선에서 57.3%의 득표율로 당선된 것에 비하면 4년 간 20%포인트의 득표율을 끌어올린 것. 민주당 의원이 호남에서 기록한 득표율로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있지만 호남은 물론 전국에서 당내 최고득표율을 차지한 것을 운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비결이 뭘까.

◇ '무변촌'에 나타난 첫 변호사…정의를 위해 싸우다
이 의원은 전북 익산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고 자란 익산은 사법고시에 합격하고, 사법연수원을 졸업할 때까지도 변호사 한 명이 없던 '무변촌'이었다.

열악한 환경 탓에 억울한 사연들도 많았다.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을 때의 일이다. 한 사람이 찾아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경찰의 폭력·강압수사로 스스로 조폭임을 자백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익산은 조직폭력배 문제가 심각했다. 이 의원은 그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그를 아끼던 법조 선후배들은 만류했다. 당시 전주지법 군산지원장은 "자네 젊고, 패기는 좋은데 그렇게 하다가는 여기서 살아남기 힘들어"라고 회유를 하기도 했다. 신체검증신청 등 6개월 간 이어진 재판에서 결국 그는 무죄를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그 사건으로 1계급씩 진급한 경찰들도 파면조치 됐다. 오해를 받았던 그 청년은 지금 익산에서 평범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법사위 '4인방'..4년 뒤엔 여당 기대
그는 18대에 이어 19대에 들어서도 법사위 간사로 활약하고 있다. 처음 '뺏지'를 달 때는 지역 발전 및 지역 일자리창출 등에 기여할 수 있는 지식경제위원회(現 산업통상자원위원회)를 희망했었다. 하지만 당시 법조인 출신이 얼마 없었던 당의 요구에 따라 법사위로 가야했다.

떠밀리듯 법사위에 배정됐지만 단번에 두각을 나타냈다. 2009년 당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낙마를 이끌어내 '법사위 4인방(이춘석·박지원·박영선·우윤근 의원)'으로도 불렸다. 이들의 칼날 추궁에 9명이나 되던 당시 한나라당 법사위원들은 이렇다 할 변호도 해보지 못했다. 천 후보자가 낙마한 뒤 이 의원이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국민이 인정하는 검찰총장을 세울 때까지 우리 4인방은 절대로 잠을 자지 않겠다"고 한 발언은 지금도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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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석 민주당 의원/사진=이기범 기자
지난 6월 국회에서 불거진 법사위 '월권' 논란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다른 국회 회기에는 법사위에서 법안 100건을 통과시키기도 어려운데 이번 6월 국회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270여건의 법안을 통과시켰고, 그 중에는 '전두환추징법', '상가·주택임대차보호법' 등 상당히 의미 있는 법안들도 많았다"며 "몇 가지 표피적인 것만 보는 것 같아 보람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인 안을 내면 양쪽에서 다 욕을 먹는데 이번에 여야 모두에게 욕을 먹었으니 나름 법사위가 제기능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만 보고 달려온 그의 4년 뒤 모습은 어떨까. 이 의원은 "화려하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는 못하지만, 정치인 이춘석은 일관된 원칙을 가지고 한 길을 간 사람이란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정권 탈환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호남출신인 내가 민주당이란 이름을 걸고,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는 것이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3~4년 열심히 노력해 여당이 되고,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는 철학을 실천해 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1963년 전북 익산 △이리 남성고 △한양대 법학과 △사시30회. 연수원 20기 △이춘석법률사무소 변호사 △원광대 법학과 겸임교수 △대통합민주신당 17대 대선 중앙선대위 조직위 부위원장 △18대·19대 국회의원 △민주당 원내부대표 △민주당 대변인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 △민주당 제1정책조정위원장 △민주당 전라북도도당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