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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센터/신문기사

[새전북]출석률 서열화에 국회의원들‘속앓이’

“우리가 무슨 초등학생이냐? 출석률로 서열화하고, 공천때마다 법안발의실적으로 압박을 주고 있다. 정당이 국회의원들을 옥죄고 일하지 않는 나태한 천덕꾸러기들로 몰아세우고 있다.”

전북 지역 한 국회의원의 푸념이다. 민주당 원내행정실은 14일 본회의 100% 참석자 명단과 상임위별 출석률 3위까지, 의원총회 및 워크숍 출석률 상위 10% 14명 명단을 공개했다.

민주당은 “제19대 국회 제1기 원내대표 임기만료 하루를 앞두고 박지원·박기춘 원내대표 재임 1년간의 소속 국회의원들의 각종회의 출석성적을 발표했다. 민주당의 출석성적 우수의원 발표는 제18대 국회에서부터 시작한 바 있다”면서 명단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출석성적 분석결과, 우리 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평균 출석률 90% 이상을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제18대 국회 평균인 80%대를 넘어선 것으로, 소속 의원들이 19대 국회 개원 이래 줄곧 민생국회, 정책정당 실현을 위해 성실히 임해 왔던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이날 자료에 따르면 도내 국회의원들의 성적은 중간 수준이다. 본회의 100% 출석과 의원총회 및 워크숍 출석률 상위 10% 의원은 전무했고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이춘석 의원, 농해수위 김춘진 의원, 산업통상자원위 전정희 의원, 보건복지위 김성주 의원이 상임위 내 높은 출석률을 자랑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성적에도 불구하고 도내 의원들의 마음은 편치 않아 보인다. 출석률과 법안 발의 실적으로 성적을 메겨 현역 의원에게 공천 과정에서 패널티를 주는 것도 모자라 성과 도표를 공개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 초선 의원은 “민생 현장에서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호흡하다보면 국회 일정을 맞추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전북 등 지역구 의원들은 불가피하다”면서 “지나친 서울 중심의 사고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석률이 높다고 입법활동 등 의정활동을 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출석률 서열화는 그래서 더욱 위험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천 때마다 철저히 ‘을’의 위치에 놓이는 국회의원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당내 채점표 기준에 자신을 맞출 수밖에 없다. 특히 법안발의 실적을 늘리기 위한 보좌진 및 해당 의원들의 다양한 시도는 눈물겨울 정도다. 기존 법안 및 개정안에 일부 조항만 바꿔 개정안을 발표하는 경우가 다반사고, 기존 법안을 재탕, 삼탕 하는 경우도 있다.

한 의원실 보좌진은 “일부 의원실은 법안 제조기라는 별칭이 붙었다. 입법 기능이 국회의원 본연의 책무라지만 충분한 여론 수렴 및 고민 없이 발의되는 법안도 적지 않아 서명 자체를 망설일 때가 많다”고 밝혔다. /서울 = 강영희기자 kang@sjbnews.com